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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무이네에서 호치민 슬리핑 버스 후기

by 지맘 :D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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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공휴일을 맞아서 급 떠난 베이남 무이네 여행.

 

2박 3일의 짧은 기간 동안 호화로운 휴양지 여행과 청춘들의 배낭여행을 아우르는 경험을 한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숙소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좋은 리조트와 호텔을 예약했고 프라이빗 택시를 이용해 편하게 무이네까지 갔어요. 돌아오는 길에는 슬리핑버스가 궁금해서 180도로 편평한 자리에 누워서 갈 수 있다는 19인승짜리로 예약을 했고요. 그게 배낭여행의 시작점인 줄 그때는 몰랐었어요.

 

센타라 미라지 리조트에서 오후 3시 40분에 호치민으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했기 때문에 12시 30분경 리조트 체크아웃을 마치고 남은 시간 동안 전신마사지를 받았어요. 슬리핑버스에서 편안히 숙면을 취하기 위한 사전 준비 중 하나였죠.

 

"우리 너무 완벽한 스케줄인 것 같아.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한데 마사지까지 받아서 몸의 긴장을 풀었으니 꿀잠 잘 수 있겠다!!"

 

슬리핑 버스에 대해 궁금한 마음과 설레는 마음을 품고 배도 든든히 채우고, 화장실까지 다녀오고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바로 그때, 

 

"지금 당장 픽업 장소에 오지 않으면 너희를 태워서 갈 수가 없다.
픽업장소에서 드라이버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 바로 와라."

 

3시 18분에 슬리핑버스를 예약한 친구의 이메일로 한통의 이메일이 와있었는데 지금 확인을 했다는 거였습니다. 우리가 예약한 시간은 3시 40분이고, 아직 10분 여 남짓 남은 상황인데 이게 무슨 일이지? 바로 이메일에 나와있는 전화로 연결을 하기 시작했어요. 베트남어로 말하면 어떡하지? 옆에 있는 호텔 직원한테 부탁을 해야 되나? 여러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런 생각들이 무색하게 전화 연결은 쉽게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픽업장소에 한 번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리조트의 게이트로 갔습니다.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 났어요. 버스 출발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늦게 오기도 하고 조금 일찍 출발하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계속 오지 않자 호텔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그냥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다리자 버스가 왔다고 했어요. 제가 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봤을 때도 여기가 장소가 맞다고 기다리면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40분이 돼도 오지 않더라고요. 전화연결은 여전히 되지 않고, 그래서 이메일을 한번 보내보기로 했어요. 전화 연결은 그렇게 되지 않더니 이메일 답장은 바로 오더라고요! 처음부터 이메일을 보내볼걸.. 그러나 회신 내용은 희망적이지 못했습니다.

 

"예약메일에 보면 30분 전부터 픽업장소에 나와 있으라고 안내를 했다.
너희가 그때부터 기다리지 않았으니 어쩔수 없고,
버스 기사도 다른 승객들을 태우고 있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

 

이미 갔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30분 전에 나오란 얘기는 못 들은 것 같은데...? 친구가 받은 예약 확정 이메일을 보니 뭔지 모르지만 베트남어 사이에서 빨갛게 30이라고 숫자로 써둔 게 눈에 띄었어요. 이건 가봐.. 아니 그렇게 중요한 거면 영어로 보내줘야지! 했지만.. 여긴 베트남.. 번역기 안 돌린 우리 잘못... 친구가 번역기로 돌려봤을 땐 따로 못 봤다고 하는데 아마 글자 자동번역만 봐서 그런가 봐요. 아무튼 한 카페 통해서 슬리핑 버스 예약하신 분들은 꼭 30분 전에 먼저 가서 기다리세요!

 

이미 이렇게 된 마당에 호치민으로 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선택지는

1. 다른 슬리핑 버스를 예약한다.
2. 타고 왔던 프라이빗 택시에 연락해본다.

시간 상 이렇게 두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요. 일단 다른 슬리핑버스는 온라인 예약이 되지 않고 무조건 가서 예약을 해야 했어요. 온라인으로 가능한 건 이미 예약이 다 차서 마감된 상태였고, 프라이빗 택시는 오는 데까지 30분이 걸린다고 했어요. 저희의 선택은 일단 예약이 가능한 장소로 가서 가능한 버스가 있으면 예약하고 아니면 프라이빗 택시를 부른다! 그랩도 잘 안 잡혀서 택시 잡아 타고 미터기로 갔는데 그랩보다 싸게 나왔어요! 바가지 많다고 들었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봐요 ㅎㅎ

 

44인승 슬리핑 버스 후기

슬리핑 버스 예약 사무실에 가보니 가장 빠른 슬리핑 버스가 5시이고, 44석이라고 했어요. 가장 안 좋은 급의 슬리핑 버스라고 하던데... 일단 한번 타보자!! 다행히 사무실에서는 영어가 통하더라고요! 그렇게 19인승에서 44인승으로 변경된 슬리핑 버스를 소개합니다.

왼쪽은 짐을 버스 하단에 있는 짐칸에 맡기면 주는 표입니다. 스티커 한 장은 짐에 붙이고 나머지는 주면서 찾을 때 보여주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버스표 입니다. 2장을 한꺼번에 주는데 한장은 승객용, 하나는 기사님께 드리는 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따로 수거하진 않으셨어요. 버스에 탈 때는 신발을 벗고 타야 하고 나눠주는 노란색 비닐봉지에 넣어서 가지고 타면 됩니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스에 딱 타는 순간 헉하는 느낌이 나요. 저희는 2층 밖에 자리가 안 남았다고 해서 2층으로 끊었습니다. 답답할 것 같죠? ㅎㅎ 자리가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남자분들은 좀 답답할 것 같아요.

2층 제 자리 기준으로 앞, 뒤 좌석이 비어있어서 한번 찍어봤어요. 각도 조절은 되지 않습니다.

제 좌석에서 본 1층에 가운데 좌석인데요. 버스 바닥에 누워서 가는 느낌이라 1층보다는 개인적으로 2층이 더 나은 것 같았어요. 앞 좌석 머리 쪽으로 다리를 넣을 수 있는데 키가 크신 분들은 다리가 다 펴지지 않아서 불편할 것 같아요.

앞서 설명드렸듯이 버스에 탈 때는 신발을 벗고 타는데 중간에 들리는 휴게소에서는 이렇게 신발을 꺼내두면 신고 화장실이나 먹을 것을 사러 다녀올 수 있어요. 거의 마지막으로 내렸더니 짝이 맞지 않는 오른쪽 신발만 남아있더라고요 ㅎㅎ

 

슬리핑버스에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갑자기 대학생으로 돌아가서 배낭여행을 하는 느낌도 들고, 휴게소에서 화장실 갔다가 올 때는 현타가 오기도 하고 ㅎㅎ 중국 여행, 유럽 여행 생각난다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ㅎㅎ

 

44인승 슬리핑버스가 확실히 편안하진 않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앉아서 이동하는 프라이빗 택시보다는 좁아도 누워서 갈 수 있는 슬리핑 버스가 더 낫더라고요. 물론 기존에 예약한 버스를 놓치지만 않았다면 180도로 누워서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좀 남았어요. 그래도 과거 생각나고 젊어진 것 같고 ㅎㅎㅎ 추억여행 할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누워서 갈 수 있는 버스가 생겼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죠 ㅎㅎ 이렇게 슬리핑 버스의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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