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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헬퍼 고용

싱가포르 미얀마 헬퍼이야기 3

by 지맘 :D 2023.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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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맘입니다 :D

 

얼마 전 몇 개의 사건으로 헬퍼의 행동을 어디까지 제제해야 하는 것인가?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것을 고민하게 됐어요.

 

처음에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야지라고 마음먹고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싱크대 하수구에 음식물을 과도로 찔러가며 밀어 넣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었죠.

 

먼저 고용하는 시점에서 제가 헬퍼에게 요구한 사항은

1. 근무시간에 폰 사용하지 않기

2. 머리는 항상 묶기

3. 악세사리 착용하지 않기

 

이렇게 세가지 였습니다. 저희 집은 아기가 있기 때문에 아이의 안전과 위생이 첫 번째였어요. 첫 번째 조항은 비교적 잘 지켜지는 것 같아요. 폰을 보긴 하지만 폰을 계속 가지고 있는 모습은 아직 보지 못했어요. 두 번째는 처음에는 비교적 잘 지켜지는 듯했으나 요즘엔 제가 있을 때는 묶고 없으면 풀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요. 머리카락을 자주 만지는 모습이 보였어요. 액세사리는 혹시나 아기 피부에 상처가 날까 봐 금지했습니다.

 

머리 안감는 기간이 있는 미얀마 헬퍼??

저희 아기가 5개월쯤 헬퍼가 처음 왔어요. 저희 친정엄마가 아기의 위생을 위해서 헬퍼한테 매일 머리를 감으라고 시켰었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헬퍼가 자기는 오늘 머리를 못 감는다고 하더라고요. 왜 머리를 못 감아? 그랬더니 출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오잉? 어디? 왜 머리에 피나? 다쳤어?? 놀래서 묻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생리기간을 말하는 거였어요.(구글 번역기로도 어려웠던 당시의 의사소통) 그게 혹시 너희 문화니?라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고, 모든 미얀마 사람이 다 그런 줄 알았는데 미얀마 문화 중에 생리하면 안 씻는 게 더 낫다고 여기는 문화가 있다고 하더라고요.(젊은 층에서 많이 퍼져있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문화를 존중해 줘야 된다고 해서 알겠다고 했는데.. 머리 안 감고 머리 긁다가 아기 만지는 거 보니.. 아차 싶었어요. 재계약을 하게 되면 계약서에 추가할까 생각도 해봤어요.

 

그리고 헬퍼가 온지 한 달쯤 됐을 때 아기 몸에 두드러기와 뾰루지 사이 어딘가처럼 빨갛게 발진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클리닉을 가볼까 하다가 일단 좀 지켜보자 하는데 점점 퍼지더라고요. 친정엄마는 침구가 깨끗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으니 세탁을 다시 잘하고 헬퍼한테 아기 침구 위에 올라가지 않도록 하라고 해서 그렇게 우선 해보자 하고 헬퍼에게 말을 했어요. 주의를 줬더니 아기 범퍼침대에 올라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아무런 처방 없이 저희 아이의 피부는 감쪽같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헬퍼가 머리를 안 감은게 원인 중 하나였을까요? 

 

그리고 며칠전..

함께 말레이시아를 갔었는데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일할 때 복장과 일하는 시간에 대한 것에 대한 부분인데요.

헬퍼의 복장과 근무시간은 어디까지 제제해야 할까?

헬퍼가 뉴이다 보니 싱가포르에서 물건 사는 방법, 돈 인출하는 방법 등 간단한 것을 알려줘야 했어요. 그래서 근무시간에 데리고 나가서 같이 물건을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줄 겸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게 해 줬죠. 그리고 며칠 전 말레이시아 어느 쇼핑몰에서..

헬퍼 : 맘, 나 바지가 사고 싶어.
나 : 지금? 이 샵에서 바지를 팔아?
헬퍼 : 아니, 다른 샵에서 바지를 좀 보고 싶어.
나 : 응. 근데 지금은 너 근무시간이야. 우리가 시간이 되면 같이 봐주고 아니면 너 휴무 때 나가서 사.
헬퍼 : 알겠어

남편한테 말하니 근무시간이지만 우리가 필요하는 거 하는 동안 잠깐 보게 해 주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해줬어요. 결국 바지를 하나 샀고 그 바지는 3부 팬츠였습니다. 사실 짧은 바지를 입지 말게 하라는 말은 많았지만 저도 짧은 바지를 자주 입고 뭐.. 이게 큰 문제가 될까?라고 괜찮겠지 생각했어요.

 

그날 저녁..

헬퍼에게 수건을 주고 씻고 나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드라이기가 하나밖에 없어서 제가 먼저 머리를 말리고 드라이기를 주려고 문을 똑똑했는데.. 헬퍼가 조금 뒤 속옷만 입고 문을 열어주더라고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만 똑똑했는데.. 남편이 똑똑한 건지 제가 한건지 어떻게 말고 속옷만 입고 문을 열었을까요? 그 당시에는 그게 충격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헬퍼가 딱 붙는 상의와 어제 산 짧은 바지를 입고 나오더라고요. 뭐 일단 지켜보자. 하고 있는데 어느샌가 꽃무늬 쉬폰 원피스로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라고요? 음.. 원피스는 좀 아니지 않나? 아기 보기 불편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나라에 함께 왔으니 여행 기분을 내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우선 둬봤어요. (아니나 다를까 사진을 찍더라고요 ㅎㅎ) 그래 너도 즐겨라..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싱가포르에 돌아올 때까지 그녀는 그 원피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박스티와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죠 ㅎㅎㅎ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사람들이 너가 헬펀 줄 알았겠다며 ㅋㅋㅋㅋ

헬퍼와 함께 했던 말레이시아. 그리고 유모차에서 선풍기 삼매경인 우리아들 ㅎㅎ

며칠 후

아이를 데리고 친구네 집에 놀러 가기로 했어요. 

 

역시나 젊은 저희 헬퍼는 외출준비에 한창입니다. 예쁜 갈색의 블라우스와 조호에서 산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나왔습니다. 친구에게도 보여줄 겸 옷차림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고 그냥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외출해서 보니 그 바지가 얇아서 속이 다 비치더라고요... 아차차!!

 

친구가 헬퍼 옷차림을 보더니 한소리 합니다. "옷 입는 거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야겠는데?"

 

집에 가는 길에 헬퍼에게 얘기해 줬어요. 바지가 너무 짧고 속이 다 비쳐...

 

저희 헬퍼는 평소에 집에서는 짧은 바지를 입지도 않고 편안한 바지에 반팔 티셔츠만 입는데 외출만 하면 꽃단장하기 바쁩니다. 젊어서 그렇겠지요? 집에서도 그렇게 입으면 뭐라 하겠지만 밖에 나갈 때만 그래서 우선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고 공유해 드릴게요! 

 

플러스)

1. 참고로 로컬집에서는 일할 때 입는 옷을 지정해서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럭키 플라자에 많다고 들었어요.

2. 제가 안 입는 옷을 정리해서 친구한테 주려고 현관 앞에 내놨는데 이거 버리는 거냐고 아주 밝은 표정으로 물어본 적이 있어요. "아니, 친구 가져다줄 거야"라는 말에 바로 시무룩해진 그녀의 얼굴이 잊히지가 않아요. 남편은 그냥 헬퍼 주지 ㅋㅋㅋㅋ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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